성능과 평가

AI로 설계한 단백질 절단 효소, 돌연변이로 활성 높인 버전은 반응 최대 100억 배 가속

미국 워싱턴대 David Baker 연구실 중심 연구진이 AI 설계 도구로 단백질을 자르는 효소 두 종류를 만들었다. 처음 설계는 모델 효소보다 활성이 낮았고, 돌연변이로 개선한 시스테인 계열 최고 버전은 절단 속도를 10의 9제곱 배, 아연 계열 v2는 10의 10제곱 배(100억 배) 높였다.

루카스 ·

David Baker 연구실(워싱턴대) 중심의 연구진이 AI 기반 단백질 설계 도구로 다른 단백질을 특정 위치에서 자르는 효소를 새로 만들었다. 기존 프로테아제에서 반응을 일으키는 핵심 부위만 남기고 나머지를 전부 새로 설계했는데, 처음 설계는 모델로 쓴 효소보다 활성이 낮았다. 돌연변이로 활성을 높인 시스테인 프로테아제 최고 버전은 펩타이드 결합 절단 속도를 10의 9제곱 배, 아연 프로테아제 v2는 10의 10제곱 배(100억 배) 높였다.

워싱턴대학교에서 찍힌 David Baker의 인물 사진. 이 기사의 연구를 이끈 연구자를 보여 준다.
David Baker, 워싱턴대학교(UW)에서 촬영된 인물 사진Cmichel67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 원본 · 크기 조정

설계한 효소 가운데 일부는 알츠하이머병과 전측두엽 치매 같은 신경질환과 관련된 단백질을 세포 안에서 잘랐다.

펩타이드 결합은 물속에서 효소 없이 수백 년 안정할 만큼 단단하다. 생명체는 이 결합을 끊는 효소를 여러 방식으로 진화시켰고, 연구진은 그중 아연 프로테아제와 시스테인 프로테아제 두 가지를 골랐다.

출발점은 구조와 핵심 아미노산이 알려진 기존 효소였다. 아연 프로테아제는 가재의 소화계에서, 시스테인 프로테아제는 효모에서 가져왔다.

먼저 RFdiffusion2가 효소의 뼈대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촉매에 필요한 핵심 아미노산이 한곳에 모이고, 자를 목표 서열이 촉매 부위 가까이에 들어가도록 조건을 걸었다. 이어 ProteinMPNN이 뼈대에 아미노산을 채웠다.

ProteinMPNN은 아미노산이 뼈대의 접힘, 촉매 부위 형성, 목표 서열 결합에 맞는지를 기준으로 골랐다. 시스테인 프로테아제는 뼈대 12종에 아미노산 조합 69종을, 아연 프로테아제는 135종의 설계를 시도했다. AlphaFold3로 구조를 예측해 보니 데이터베이스에 비슷한 구조가 없어, 기존 구조를 베낀 것이 아니라고 연구진은 판단했다.

연구진은 프로테아제, 목표 서열, 형광 단백질을 한 줄로 이은 단백질을 만들어 형광 단백질이 떨어져 나오는지 확인했다. 시스테인 프로테아제는 69종 중 13종이 작동해 성공률이 19%였으나, 모두 모델로 쓴 효모 효소보다 활성이 상당히 낮았다.

아연 프로테아제는 반응에 쓰이는 물 분자를 설계에 넣지 않았을 때 89종 중 14종만 약한 활성을 보였다. 실패한 설계를 모델링하자 물 분자가 반응 자리를 막는 경우가 많았다. 물 분자를 알맞은 위치에 두는 조건을 더하자 38종 중 35종이 어느 정도 활성을 보였다. 이 역시 출발점이 된 효소보다 활성은 크게 낮았다. 활성이 더 좋은 설계가 하나 있었으나 자르는 위치가 특정되지 않았다.

활성을 높이려고 연구진은 촉매에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활성 부위 가까이에 있는 아미노산 자리마다, 구조를 해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 대체 아미노산을 하나씩 넣어 시험했다. 활성이 훨씬 높은 버전이 나왔고, 시스테인 프로테아제의 최고 버전은 목표 서열에 대한 특이성을 유지하면서 펩타이드 결합 절단 속도를 10의 9제곱 배(10억 배) 높였다.

아연 프로테아제도 비슷했다. 돌연변이를 일부 반영한 v2는 원래 설계보다 활성이 30배 높았으며, 펩타이드 결합 절단 속도는 10의 10제곱 배(100억 배)로 올랐다.

마지막으로 신경질환 관련 단백질을 겨냥한 아연 프로테아제를 설계했다. 기존 설계의 목표만 바꾸는 방법은 잘 되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설계했고, 세포 안에서 목표 단백질을 자르는 효소를 찾았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비정상 단백질이 원인인 일부 유전병의 경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 본다.

치료제로 쓰려면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단백질은 필요한 곳에 전달하기 어렵고 면역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목표가 세포 안에 있으면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를 세포에 넣어야 할 가능성이 커서 장벽이 더 높다.

연구진이 사용한 방식으로 설계한 단백질은 주어진 물리적 조건을 충족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단백질이 접혀 촉매에 필요한 아미노산이 대략 알맞은 위치에 모였고, 목표 서열에도 붙었다. 하지만 특정 촉매 활성을 도구에 직접 지정할 수는 없어서, 진화한 효소를 뛰어난 촉매로 만드는 미세한 세부 특징이 많은 설계에 빠져 있었다. 임의 돌연변이로 구조를 조금 바꾸자 활성이 크게 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댓글

기사에 대한 의견이나 틀린 내용 제보를 남겨 주세요.

댓글을 불러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