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법재판소(ECJ)의 마치에이 슈푸나르 수석 법무관이 4일(현지시간) 언론사 기사를 끌어다 쓰는 AI 챗봇이 일정 요건을 넘으면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ECJ는 EU 최고법원이며, 이번 의견은 Google을 상대로 한, Gemini 관련 소송에서 나왔다.
침해로 볼 수 있는 경우는 셋이다. 구독료를 내야 읽는 기사의 접근 제한이나 기술적 차단을 피해 가져온 경우, 원문 표현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그대로 보여 준 경우, 이용자가 답변만 읽고 원문을 볼 이유가 없어지는 경우다. 기사 요약도 이런 요건을 채워 원문을 대체하는 수준이면 침해의 예가 된다고 했다. 기사에 담긴 단순한 사실을 전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학습 단계와 답변 단계의 차이
법무관은 모델을 만드는 학습 과정과 완성된 챗봇이 답을 내놓는 과정을 따로 따졌다. 학습에서는 EU의 텍스트·데이터 마이닝 예외 조항이 적용돼 저작물을 LLM 학습에 쓰는 일이 허용될 수 있다. 그러나 학습한 내용을 답변에 풀어내는 일까지 자동으로 허용되지는 않는다.
보호 범위도 짚었다. EU 저작권법이 지키는 것은 기사가 쓰인 구체적 표현이고, 사실 자체는 보호 대상이 아니다. 슈푸나르 법무관은 언론 출판사의 권리가 보도 사실이 아니라 그 출판물만의 표현 방식에 한정된다고 밝혔다.
ECJ 판결은 앞으로 EU 안의 AI 검색·요약 서비스와 언론사 사이 저작권 분쟁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소송 배경과 양측 입장
소송을 낸 쪽은 헝가리 디지털 출판사 Like Company이고, 상대는 Google이다. Like Company는 2023년 6월~2024년 5월 사이 Google이 자사 기사를 Gemini 학습에 쓰고 답변에서도 되풀이해 내보냈다고 주장한다. 헝가리 법원이 EU 저작권법을 어떻게 풀이해야 하는지 ECJ에 물으면서 절차가 시작됐다.
법무관은 이번 사건에서 Google이 Like Company 기사를 모델 학습에 썼다는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Google 대변인은 Gemini가 콘텐츠를 베끼지 않고 언어 패턴을 익혀 새 결과물을 만든다고 밝혔다. 권리자가 AI 기능에서 빠지겠다고 선택할 수 있게 해 둔다고도 했다. 공개된 정보를 AI 학습에 쓰는 것이 EU 법상 허용된다는 판단은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유럽출판사협의회(EPC)의 앤젤라 밀스 웨이드 사무총장은 출판사가 독자를 만나는 길을 Google에 기대고 있는데, Google이 AI로 만든 답을 이용자 화면에 곧바로 띄우는 일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색에 노출되려면 저작권 보호를 포기해야 하는 양자택일을 출판사에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언론계는 검색과 AI 답변이 어떻게 다른지 분명히 가려 달라고 요구한다.
법무관 의견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으나 ECJ가 따르는 사례가 많다. 사건의 최종 결론은 헝가리 법원이 낸다. 이 내용은 AI타임스가 The Wall Street Journal(WSJ) 보도를 인용해 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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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사법재판소 대법정 내부, 빈 좌석 배치 — Isderion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 원본 · 크기 조정